음악이 흐르는 도시를 걷다

대구문화(2004. 1)

'유럽 클래식 산책' 펴낸 이동활

도시는 살아 숨쉰다. 몇백년전의 사람들이 걸었던 이 길 위에서 현재의 우리들이 걷고 또 몇백년 후의 사람들이 이 길을 걸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는 대를 이어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생명을 잇지 못한다.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뭔가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문화와 예술은 생명력 넘치는 도시로 살아 숨쉬게 하는 원동력으로 충분할 것이다.

2002년 <청소년을 위한 서양음악사>를 펴내 교보문고 음악 부문 베스트 북에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던 이동활씨가 이번엔 유럽 도시를 풍요롭게 만드는 음악과 음악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엮은 음악 기행서 <유럽 클래식 산책>(예담출판사)을 펴냈다.

"하일리겐슈타트에는 베토벤 산책로가 있습니다. 요양하던 베토벤이 교향곡 6번 '전원'의 악상을 떠올렸던 장소입니다. 산책길 사이로 나무가 우거져 있고 새들이 지저귀며 시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죠. 작품 <전원>은 베토벤이 이곳을 산책하며 떠오른 영감을 악상으로 담아낸 곡입니다. " 음악가들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보다 음악적 배경이 되는 것을 짚어준다면 좀 더 클래식음악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이 책은 천재들이 만든 도시 라이프치히, 모차르트의 숨결이 살아 있는 도시 잘츠부르크, 자유와 영감으로 가득한 예술가들의 천국 파리, 낭만적 보헤미안의 도시 프라하 등 총 5개 나라, 10개 도시가 갖고 있는 음악적 향기를 고스란히 담아 내고 있다. 길고 긴 역사를 지닌 유럽의 도시를 순례하며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웅장한 사원과 궁전, 아름다운 자연경관, 유서 깊은 미술관과 콘서트홀 그리고 음악가들의 자취가 묻어나는 생가등은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으로 인도하는 음악 안내서가 되고 있다.

음악회에 가야한다는 부담감부터 떨쳐버리라고 당부하는 그는 일반인들이 쉽게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띰해 준다. 컴퓨터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세계 곳곳의 공연장을 넘나들며 오페라 공연을 감상할 수 있고, 오디오의 온 스위치 작동만으로 라디오 FM 방송과 음반을 들을 수 있으며, 이 정도면 충분히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거라고.

홍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