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저널

2003년 12월

겹쳐 읽는 재미가 짭짤한 두 권의 클래식 안내서

한국의 대표적인 지휘자 금난새 씨는 클래식을 '룰을 알고 즐기는 야구 게임'으로 정의한다. 준비 없이 들으면 한없이 지루한 클래식도 시대의 분위기, 작곡가들의 사회적 지위, 악기나 음악발달 정도를 알고들을 때 흥미진진한 야구가 된다는 말이다. 그럼 수많은 음악 중에서 왜 하필 클래식을 권하냐고 묻는데 대해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음악이며, 가장 위대한 음악 천재들이 만들어낸 인류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 책은 클래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게임의 '룰'을 가르쳐 준다. 방법은 요란스럽지도, 어렵지도 않다. 위대한 작곡가 16명을 선정, 그들의 음악적 특징을 대비해가며 보여주는 형식이다. 고전적 낭만주의자 브람스와 종합예술가 바그너, 가난한 가곡의 왕 슈베르트와 귀공자 멘델스존 등 천재 작곡가 두 명을 묶은 이유들부터 재미있다. 금난새 씨는 이런 대조를 통해서 각 예술가들의 음악적 특징을 쉽고 명확하게 이해시킨다.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의 아이큐가 230~250이라는 사실, 수려한 외모로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던 리스트의 여자 이야기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각 장 끝에는 어려운 클래식 용어를 쉽게 풀이한 '쉽게 풀어쓴 음악상식'도 덧붙였다.

금난새 씨의 '클래식 룰'을 어느 정도 익혔다면 이제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떠날 차례다. 성악을 전공하고 클래식 칼럼을 쓰는 이동활 씨의 "유럽 클래식 산책"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체코 프라하까지 클래식 음악가들의 본고장을 찾아나선다. "중후한 역사를 가진 유럽의 예술향기를 가득 느껴보길 권한다"는 저자는 음악을 사랑하는 이에게 열 곳의 도시를 추천한다. 빈, 잘츠부르크, 밀라노, 나폴리, 파리,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바이로이트, 퓌센, 프라하. 이씨는 직접 가볼 수 없어 속상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악성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그곳으로의 책여행을 권한다.

금난새 씨는 파격적이고 새로운 음악을 좇았다는 의미로 바그너를 '종합예술가'로 지칭했다. 바그너의 도시를 이동활 씨의 안내로 찾아가보자. 독일 바그너 거리 48번지에 있는 바그너 기념관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리스트의 딸로서 바그너의 마지막 연인이 되었던 부인 코지마와 바그너의 밀랍인형이 보이는 그곳은 오페라에 연극 드라마적인 요소까지 결합한 작품들을 만들었던 바그너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 천재를 돕는 것이 나의 길이다"고 말했던 코지마의 열정들을 뿜어낸다. 이 책은 클래식 거장들의 숨결을 따라가면서 한 도시의 문화유산을 곁들여 소개한다.

저자는 오스트리아의 벨베데레 궁전에서 모차르트나 피가로만을 찾지 않는다. 그곳의 건축양식을 소개하면서 클림트의 <키스>나 코코슈카의 작품도 소개해 도시를 둘러싼 문화유산들을 아우른다. 또 우리에게 익숙한 최근 작곡가들(카라얀이나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세계를 소개하면서 클래식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혀나간다. '음악'을 테마로 떠난 여행에서 뜻밖의 '다양한 문화적 보고'라는 선물을 얻고 온 기분을 주는 책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과의 심적 거리를 좁혀주는 두권의 책이다.

글 김청연 기자